고인이 검찰로 부터 부검을 지시하거나 유족이 희망하여 부검을 해야하는 경우 장례절차는 어떻게 진행되어야 할까요? 특히 늦은 저녁에 의사로부터 사망선고를 받았을 때 장례 빈소는 어떻게 준비해야하는지도 알아보겠습니다.
저희 가족은 어느 공사 현장에서 가스설비 업무 중 사다리에서 낙하하여 뇌사판정을 받고 응급실을 통해 중환자실에서 진료 중 사망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공사현장에서의 사고로 산업재해가 되어 형사사건으로 조사를 해야하기 때문에 검사로부터 부검을 지시받아야 했습니다.
장례 0일차
사망선고시간이 오후 7시경이라 빈소를 차리기에 시간이 부족했고 또한 부검을 받기위해서는 처음 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을시부터 사망때까지의 의료기록을 관할 경찰서에 제출하여야하기 때문에 3일장이 아닌 4일장을 치러야합니다.
장례식장 빈소를 4일간 사용해도 되는지 궁금하실텐데요, 장례식장 입장에서는 3일이든 4일이든 상황과 일정을 잘 고려하여 빈소 사용료만 잘 납부한다면 상관없습니다.
단지 이용시간이 늘어나면서 빈소 이용료가 늘어날 뿐이지요.
만약 1일 저녁에 사망했다면 1일차엔 빈소마련, 2일차 빈소 준비 및 부검서류 경찰서 제출, 3일차 부검 및 입관식, 4일차 발인 순으로 진행됩니다.
먼저 희망하는 장례식장에 남아있는 빈소가 있는지 알아봐야 합니다.
만약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장례식장이거나 병원에 부속되어있는 장례식장이라면 빈소사용이 힘들 수 있으니 최대한 사망진단서를 제시하여 가예약을 하거나 해당 장례식장 사용이 어렵다면 다른 장례식장을 미리 알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 때 미리 생각해두어야할 점은 장례 후 고인을 어떻게 모시는가입니다.
매장묘, 화장, 수목장 등 장례법과 모실 장소를 선택해야하는 것입니다.
요즘은 매장묘보다는 화장을 통해 봉안당, 납골당 등이 있는 추모공원에 모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인이 된 저희 가족의 경우에는 생전 은퇴 후 고향에서 편히 쉬면서 살고 싶다는 뜻을 표현한 적이 많아 거주지는 서울이었지만 안치는 고향인 전라도 광주에 모시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고인의 등록주소지 내에서 화장, 장례 등을 진행한다면 국가에서 무상으로 진행이 되지만 타 지역에서 화장, 장례 등을 진행하면 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화장, 장례비용은 각 추모공원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이용한 전라도 광주에서 운영하는 추모공원인 ‘영락공원’의 경우 화장과 봉안당 이용료는 각각 90만원이며 봉안당은 15년기준으로 3번 갱신할 수 있어 총 45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영락공원’은 시에서 운영하는 대규모 추모공원인 만큼 화장시스템도 잘 되어있고 봉안당도 3개의 건물을 이용할 정도로 그 규모가 크며 각종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있어 유족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장례식장 비용
장례식장 빈소사용 비용은 각 장례식장이 보유하고 있는 각 빈소의 크기마다 상이하니 장례기간동안 얼마나 많은 조문객이 방문할 지를 유추하여 알맞은 크기의 빈소를 선택합니다.
제가 이용했던 장례식장은 병원에 부속된 장례식장이었는데 하루 이용료 기준 가장 작은 크기인 40명을 수용할 수 있는 50평형은 72만원부터 가장 큰 크기인 160명을 수용할 수 있는 140평형은 242만원까지 있었습니다.
저의 경우는 동시에 100명이 이용할 수 있는 80평형을 이용하였는데 하루 이용료가 127만원이었고 그 외 공통으로 안치료는 1일 12만원, 입관실 사용료는 40만원이었습니다.
장례식장 빈소를 확보했다면 가입한 상조에 연락합니다.
저의 경우는 고인이 된 가족이나 저나 미리 가입한 상조가 없어 장례식장과 연계된 상조를 이용하거나 후불제 상조서비스를 이용해야했습니다.
요즘은 매달 2~3만원씩 납부하는 선불제 상조회보다 사망 이후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합리적인 방식의 후불제 상조회를 더 선호하는 추세입니다.
대표 후불 상조회사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후불제 상조로 흔히 언급되는 추천 상조회사들로써 접객도우미, 상복대여, 운구차량 등 종류와 수량에 따라 상품이 각각 달라 자신에게 맞는 상품이 있는 회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의 경우는 노블레스 상조에 포함되어 있는 상품이 제 상황과 맞는 것 같아 노블레스 상조를 이용했으니 참고하세요.
후불제 상조에 연락했다면 해당 후불제 상조 소속의 장례지도사가 배정되어 연락이 오고 2시간 이내 도착하여 상담을 받게 됩니다.
장례식장 빈소를 이제 막 사용하기 시작한 첫날 저녁에는 빈소를 미리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지 크게 할 일은 없으므로 장례지도사로부터 후불 상조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듣고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장례 1일차
아침에 일찍 일어나 본격적으로 빈소를 차려 조문객을 맞이 할 준비를 해야합니다.
접객도우미, 꽃 장식, 관 또는 유골함 등을 선택합니다.
빈소의 꽃장식은 해당 장례식장과 빈소의 분위기, 그리고 평소 고인의 모습 등을 참고하여 가장 잘 어울리는 꽃장식을 선택합니다. 빈소 꽃장식의 가격은 디자인, 크기 등에 따라 다르며 평균 80만원에서 150만원선에서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부검을 하기 위해서는 관할경찰서에 입원시부터 퇴원시까지 진료기록과 영상CD가 제출되어야합니다.
특히 오전 최대한 빠른시간에 해당 자료가 경찰서에 도착해야 다음 날 오전에 부검 예약이 되어 오후에 염습을 진행할 수 있으니 원활한 부검에 이어 장례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이 절차가 매우 중요합니다.
1일차에 경찰서에 부검을 위한 자료제출, 2일차 오전 부검 및 오후 염습 등이 진행되어야 3일차에 발인을 갈 수 있게 됩니다.
이 날 역시 경찰서에 서류제출 외 특별히 할 일은 없으므로 쉴 때 충분히 쉬면서 조문객이 방문하면 잘 맞이할 수 있도록 준비합니다.
유골함 선택
각 상조 회사에서는 고인을 모실 유골함을 기본제공하는 상품이 많은데 말 그대로 기본 유골함이고 요즘은 2중, 3중으로 압축보관할 수 있고 디자인, 재질 등을 향상시킨 더 좋은 제품의 유골함이 많이 나와있습니다.
노블레스 상조에서 판매하는 유골함은 조금 비싼 편이었으나 ‘광주영락공원’에서 판매하는 유골함은 그 종류가 많지는 않았지만 예쁘고 좋은 사양의 유골함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어 더 좋았습니다.
각 상조사에서 판매하는 유골함을 선택하는 것도 좋지만 고인을 모실 곳에서 유골함을 판매하는지 알아보고 가격, 사양 등을 비교하여 선택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동수단 선택
상조에서 제공하는 장지까지의 이동수단은 45인승 버스와 고급리무진이 있습니다.
실속형 저가상품의 경우에는 버스 또는 리무진 선택이며 고가상품으로 갈 수록 두 개 모두 이용할 수 있는데 우리 가족만이 이용한다면 버스까지는 불필요하고 리무진만 이용하면 됩니다.
특히 요즘은 가족수와 친척이 많지않아 45인승 버스까지는 불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럴때는 장례지도사에게 이야기하여 28인승버스로 교체가 가능한지 문의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시외버스로 생각하면 45인승 버스는 일반버스이고 28인승 버스는 우등버스라고 생각하면 조금 이해하기 편할 것입니다.
저의 경우는 가족, 친지, 친구분들 포함하여 20여명 안팍으로 28인승 버스로 교체하여 이동하였고 왕복 8시간의 장거리 이동이었지만 모두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장례 2일차
장례 2일차 오전 7시 경찰서로부터 부검을 위해 고인의 시체를 수령해갔다는 연락을 받았고, 오전 11시경 부검 후 다시 장례식장 안치실로 돌아왔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생각보다 부검이 일찍 끝나 다행입니다.
검찰로부터 부검지시가 내려지면 부검 전까지 시체는 유족의 것이 아닙니다. 때문에 부검이 끝나기 전까지 그 어디에도 갈 수 없고 처리할 수도 없습니다.
부검이 끝나면 경찰서로부터 시체를 유족에게 인도해도 좋다는 ‘검시필증’을 받게됩니다.
이 ‘검시필증’은 사망신고, 화장 및 안치 등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서류이므로 장례가 최종적으로 끝날 때까지 잘 갖고있어야합니다.
입관식
오후 3시 입관식을 진행합니다.
깨끗하고 단정하게 씻은 후 정갈하게 수의를 입은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관으로 모시는 절차를 ‘입관식’이라고 합니다.
고인은 숨이 멎어서도 귀는 열려있다고 하니 그 동안 하지 못한 말들을 많이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장례지도사와 장례예식사 등의 주도 아래 관으로 모셔지게 되고 입관식이 끝나면 관에 들어간 고인은 안치실에 발인 전까지 보관하게 됩니다.
후불제 상조 정산
이 시점에서 후불제 상조 이용요금을 최종 정산하여 계산하게 됩니다.
기본 상조 상품에서 추가 요금 발생분에 대해 장례지도사가 최종 계산을 해주고 무통장입금, 현금, 카드결재 등 어떤 결재수단이든 상관없습니다.
저의 경우는 기본 상조상품 가격은 250만원이었지만 미사용 제품에 대해 공제할것은 공제하고 장거리 버스이동, 장례일수추가, 접객도우미 추가 등의 항목이 적용되어 400만원이 정산되었습니다.
장례식장 비용 정산
대게 발인 전날 밤에 장례식장 사용비용을 정산하게 됩니다.
장례식장에서 발인 출발시간은 대부분 오전 일찍 출발하게 될 것인데 많은 가족들을 챙기고 아침식사 등을 하려면 시간이 빠듯하고 쫓기게 되는데 그렇지않아도 바쁜 와중에 장례식장 비용 계산하려면 정신이 없을 것입니다.
음식 판매료, 매점 이용료 등이 포함되어 총 780여만원이 정산되었습니다.
장례 3일차
‘광주 영락공원’에서의 화장 및 봉안 시간은 장례지도사가 일정을 확인해 주었고 오후 1시로 예약되었습니다.
추모공원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추모공원은 고인이 추모공원과 같은 주소지에 거주했던 사람이라면 봉안 일정을 오전에 할 수 있지만 다른 주소지 거주자였다면 오후 1시에 맞춰 시작해야합니다.
서울에서 광주까지 이동해야했고 버스로 이동하므로 바쁜 출근시간 등을 고려하여 7시에는 출발해야합니다.
다행이 생각보다 교통상황이 좋아 생각했던 시간보다 이른 11시 반경 도착했습니다.
화장시간까지 약 한시간 반쯤 남았는데 그 시간동안 유골함과 명패를 구매하고 ‘광주 영락공원’시설 이곳저곳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관리사무실 문의를 통해 고인이 모셔질 봉안당 위치도 확인해볼수있었는데 운이 좋았는지 다행스럽게도 모시게 될 위치는 아래에서부터 5층 높이로 170~180cm의 신장을 가진 성인 눈높이로 위치도 좋았습니다.
저는 몰랐지만 어른들 말로 유골함이 보관될 위치는 사람 눈높이 만큼의 높이에 모시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하였는데 정말 운이 좋았는지 원래 들어오는 순서대로 자리가 배정됨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높이에서 모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화장장 옆 대기실에서 대기하고 있으면 방송으로 차례를 알려주고 차례가 되면 마지막으로 고인을 보내는 화장을 진행하게 됩니다.
화장이 시작되면 대기실 한켠에 마련된 가족대기공간에서 쉴 수 있게되며 화장시간은 1시간반에서 두시간정도 소요된다고합니다.
그 시간동안 가족과 친지분들은 공원 내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돌아옵니다.
돌아와서 조금 쉬고 있으면 유골이 들어있는 고인의 유골함을 인계받게 되며 유골함과 영정사진을 들고 봉안당에 모시게 됩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고인 부검시 장례절차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장례식장을 많이 가보기는 했지만 상주는 처음이라 준비하는데 많이 서툴고 어려웠는데 장례지도사가 꼼꼼히 잘 챙겨준 덕분에 별 탈 없이 장례식을 잘 치른것 같습니다.
여담으로 상주로써 장례식장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은 상주는 말 그대로 ‘상갓집의 주인’으로 해당 장례 빈소의 주인으로 그 역할은 고인의 뜻에 맞게 끝까지 편하게 가실 수 있도록 고인을 잘 모시는 것과
상갓집인 장례식장에 방문하는 조문객을 잘 모시고 내 곁에서 슬픔을 같이하는 가족, 친지 분들을 세심하게 챙기는 것 역시 상주로서 해야할 일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어
어디서 온 지 모를 상주로써의 책임감이 다가와 평소보다 더욱 더 진지하게 준비하여 잘 마무리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쪼록 장례를 준비하려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글이었으면 좋겠습니다.